글 좀 쓸 수 있겠는디?

Motivation 2024. 2. 13. 22:29

정확히 어느 시점인 지는 모르겠지만 ‘글 쓸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생각이 들기 전에는 글을 쓸 때면 늘 답답했다. 썼다 지웠다 하는 횟수가 너무 많아 글쓰기가 지겹기까지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글쓰기가 전보다 훨씬 쉬워졌고 부담감이 줄었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가장 큰 변화는 단연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았다는 것이다. 글을 쓰면 문맥이 완벽하게 이어지고 깔끔해야 한다고 여겼다. 짧은 글을 쓰면서도 문맥을 수도 없이 점검하며 글에서 군더더기를 없애는 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짓이 글을 쓰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완벽이란 없듯 글에도 완벽은 없다. 모든 글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 좋겠지만 그것에 최대한 도달한 작가는 있겠지만 완벽하게 달성한 작가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완벽하다 해도  의견이 다른 사람은 늘 존재하고 그래서 비판은 결단코 피할 수 없다. 반대로 완벽하다는 글을 봐도 나와 생각이나 관점이 약간만 달라도 나에게 그 글은 별로일 수 있는 법이다.

이제는 완벽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될대로 되라는 조금은 자포자기적으로 글을 공개해버린다. 어차피 이 글 봐야 몇 명이나 볼 것도 아니고, 내 살림살이에 보탬도 되지도 않을텐데 궁색하고 치졸하게 고민할 필요없고 지나치게 정성 쏟을 필요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무엇이든 남기면서 사유의 유산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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