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속 깊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

Motivation 2024. 2. 7. 23:44

지인들과 수다 떠는 건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이나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수다를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어대는 게 취미인 만큼 대화를 즐겨하고 그만큼이나 나름 소통에도 자신이 있다. 비록 오프라인 한정이긴 하지만…

수다를 즐기는 것 만큼이나 대화에 참석한 사람들 간에 원만한 소통이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상대가 얘기한 말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가 소외되지는 않았는지, 또 누군가는 말하기 보다는 듣기에 더 집중하려고 하는지 등등 대화 와중에도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 등을 쉴새없이 관찰하면서 대화가 끊기지 않게 하려고 거의 모든 감각을 동원한다. 혹자는 피곤하게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가엾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대화의 흐름을 이끄는 사람이 있고 없고는 아주 큰 차이를 만든다. 비록 우리의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지는 몰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말하고 듣기 때문에 관계를 맺고 있는 시점에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기가 수월해진다.

물론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다. 나도 처음에는 내 얘기하기 바빴고, 더 깊이있는 대화를 못해 늘 불만이 생기곤 했다. 왜 쟤는 자기 얘기만 할까, 내 얘기도 좀 들어줬으면 하는 서운함도 들었다. 그래서 가끔은 선을 넘으며 속에 꽉 찬 말들을 무지성으로 쏟아 내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럴 때마다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딱히 욕을 하거나 비난을 한 것도 아님에도 관계가 틀어지는 그런 상황을 몇 번 겪고 나자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그것이 비록 모욕이나 비난을 의도한 것이 아니더라도 불문율로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그럼 속에 꽉 찬 깊이있는 얘기는 도대체 누구에게 해야 할까? 잘 찾아보면 있을지도. 하지만 그보다 과연 그 깊이있는 얘기를 정말 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우리의 내면 속에 있는 이야기는 우리의 개성이 깨알같이 반영된 세상 누구도 들어본 적 없고 아직 정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혼란스럽게 상대방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되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고, 두서없이 이야기하는 나를 상대방이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비록 내면 깊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정리가 잘 되고 표현력도 충분히 갖혀 졌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믿을 수 없겠지만 그렇게 되면 나의 이야기는 이제 일상적인 예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쉽게 이해시키고 납들시킬 수 있다. 공자나 예수, 석가모니 같은 성인이라고 추앙받는 위인들이 바로 이 능력을 극단으로 달성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비록 내 얘기를 못한다고 불평할 필요없다. 무르 익으면 저절로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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